[리뷰] 이단의 마왕과 리버레이터 - 임경배

 저번 리뷰인 알바뛰는 마왕님에 이어서 이번에도 마왕과 용사를 다룬 소설이다. 임경배 작가의 첫 라이트노벨 작품으로 원래부터 메타발언을 활용한 개그라던가, 히로인과 주인공이 노닥노닥 하는 형식을 자주 활용한 작가이기에 라이트노벨로서도 크게 위화감이 없는 필력을 발휘했다. 다만 완성도 부분에 있어서는 많이 아쉬운데, 이 작품의 연재도중 다른 작품의 연재를 진행하기도했고, 후반 권수의 발매가 많이 늦춰지는 등의 일도 있었기에 여타 다른 소설들에 비해서는 많이 완성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1. 첫 인상

 임경배 작가의 특징인 가볍고 웃음이 나오는 전개와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의 등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요즘은 좀 진부하다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어리버리한 마왕을 아빠마음으로(...) 지켜보는 것도 꽤 재미있었고, 반푼이 용사가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전개도 크게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이후에도 설명 하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초반부의 이야기.....

2. 책의 구성 그리고 감상

 반푼이 용사와 착해빠진 마왕의 컨셉을 가진 소설로, 초반부는 정말 재미있는 편에 속한다. 전권 6권으로 이루어진 작품인데 1,2권의 몰입도만큼은 누가봐도 괜찮은 편이다. 다만 4권쯤부터 흑막이 조금씩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하는데에 비해서 스토리의 진행정도는 눈꼽만큼 진행되고, 주인공은 5권을 기점으로 너무 폭발적으로 성장해버린다. 전생하는 마왕이라는 설정이라던가, 한가지에 한해서만 절대무적을 자랑하는 스킬을 가진 용사라던가, 전대마왕과 전대용사가 적으로 편을먹고 등장한다던가 하는 시도는 좋았으나 너무 후반권수에 들어가서 급하게 스토리를 진행시키려고 한 티가 났다.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히로인들이 다수 등장하는 것에 비해서, 그 히로인들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어찌저찌 주인공의 동료가 되어 같이 행동하게 되는 것 까지는 좋지만, 그 다음 권에 넘어가는 순간부터 마왕을 제외한 다른 히로인들은 마력탱크 역할을 하는 같은 길을 가던 동료 A로 격하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임경배 작가의 다른 소설들과 비교해보자면 글쎄.... 비중이 비교적 떨어지는 등장인물은 있었어도 동료A 동료B같이 엑스트라로 격하될 정도로 등장인물의 존재감이 없어지는 작품은 그다지 없었다. 카르세아린의 아리아나 베라, 유나도 제각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거나 각자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었고, 권왕전생의 엑스트라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틴조차도 이토록 무시당하지는 않았다. 이외에도 더크리처, 인드림스를 포함해도 이렇게까지 동료를 엑스트라 취급하지는 않았다.

 이는 다수의 캐릭터와 그 개성있는 개개인의 스토리로 먹고사는 라이트노벨 장르에서는 꽤나 큰 단점이 아닐까싶다. 판타지 연재시에도 하지 않았던 캐릭터성의 상실을 하필이면 라노벨에서 시전할줄은..... 

 임경배 작가 본인이 경력이 긴 장르소설 작가다보니 작품 자체의 재미는 물론 어느정도 보장된다. 하지만 스토리의 완성도로보나 후반부 캐릭터들의 역할배치를보나 이래저래 아쉬운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하다.

3. 개인적인 의견

 용사 마왕의 알콩달콩 전개가 보고싶다 하는 독자들에게 있어서는 그다지 나쁜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임경배 작가의 팬층이라면 스토리가 아쉬울 것이고, 라이트노벨을 주로 즐기는 독자라면 매력적인 캐릭터가 묻혀버린다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좀더 여유있게 연재하고, 공을 들인 작품이었으면 좋았을거라는 아쉬움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