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소설을 읽어왔지만, 독특한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작품은 정말 손에 꼽는다. 그런 작품 중에서도 최근 애니메이션도 만들어졌겠다 여러모로 상승세인 라이트 노벨이 있기에 이번 기회에 소개하고자한다. 바로 카큐 쿠모의 작품, 고블린 슬레이어다. 작품의 스토리 구성 자체는 그렇게까지 신박한 타입은 아니다.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있는 판타지로 고집스러운 주인공과 귀여운 히로인, 그리고 동료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장르소설의 스토리다. 그래, 스토리 자체는 굉장히 어디에서나 볼법한 분위기의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독특하다고 언급한건 등장인물들을 표현하는 방법에 있다.



1. 첫 인상


 고블린만을 전문으로 사냥하는 모험가 고블린 슬레이어와,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초보 모험가인 여신관이 1권의 서막을 장식하고 있다. 강력한 모험가들에게 있어서는 초심자용 잡몹에 불과한 고블린이지만, 그렇다고해서 막 모험을 시작한 모험가에게 있어서는 단순한 레벨업을 위한 잡몹에 불가하지 않다는 부분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실제로 여신관의 시점에서 작되는 프롤로그 부분에서 여신관의 파티는 전멸해버린다. 위기에 처한 여신관을 고블린 슬레이어가 구해주는 것으로 좋은 스타트를 끊은 고블린 슬레이어는 꽤 좋은 첫 인상으로 스타트 했다고 할 수 있겠다.



2. 책의 구성 그리고 감상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무엇이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들었는가에 대해서 말해보도록하자. 사실 위의 첫 인상 부분을 읽으면서 눈치챈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 이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을 포함한 그 동료들도 서로를 '고블린 슬레이어 씨', '여 신관', '엘프 궁수' 등 이름이 아닌 호칭으로 부른다. 권수가 늘어나면서 등장인물 또한 늘어나지만 이 또한 적절히 다른 마을로 보내버리거나, 주인공 일행과의 접점이 적거나, 포지션이 곂치지 않는 방식을 통해 등장인물을 헛갈리게 하지 않게하는 배려도 많이 보인다. 이러한 표현방식은 솔직히 말해서 꽤나 신선하게 다가온다. 등장 인물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소설자체가 수가 적은데다가 라이트 노벨은 특히 캐릭터성을 강조하기에, 캐릭터의 인상을 고정시킬 수 있는 이름은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유명한 만화를 예로 들자면 우리가 손오공이라는 이름을 떠올릴때 서유기의 손오공과 드래곤볼의 손오공을 동시에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작품에 있어서 대표캐릭터의 이름을 정한다는 것은 작품에 대한 인상을 깊게 남길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고블린 슬레이어는 이와는 반대로 호칭 자체를 고정시켜버리면서 인상을 강화한 작품이다.


 물론 많은 작가들이 이러한 방법을 몰라서 쓰지 않는건 아니다. 이런 방법으로는 등장인물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읽는 독자들도 불편해지고 작가 본인도 특징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힘들어 진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또한 캐릭터의 이름을 정하지 않는 것으로 소설의 중심이 되는 등장인물과 엑스트라의 표현이 크게 다르지않아 중심인물을 강조하기 힘들다는 것도 큰 문제다. 이러한 단점들이 있기에 많은 작가들은 고블린 슬레이어어와 같은 표현법을 쓰지 않는다. 고블린 슬레이어와 마찬가지로 호칭으로 작품을 전개하는 대표적인 작품이 하나가 있는데 용사 상호조합 교류 게시판이 바로 그것이다. 다만 이 작품의 경우 전개가 왕도 소설이 아닌 스레(BBS 게시판)형식을 취하고 있는 작품이기에 이러한 표현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겠다. 왕도형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이름을 주축으로 문장을 작성하지 않는다는 대담성, 그리고 그런 표현방법의 단점을 극복하기위해 등장인물을 적절히 제한하면서도 모험을 주축으로 하는 스토리 전개는 필자가 생각하는 소설의 틀을 벗어나 있었기에 굉장히 신선했다.


 

3. 개인적인 의견


 이후 작품의 등장인물이 점차적으로 늘어나면서 작가가 현재의 표현방법을 버리게 될지도 모르지만, 현재 발간된 작품까지는 큰 문제없이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다. 본 리뷰에서는 스토리에 대해서는 크게 다루지 않았는데, 솔직히 스토리만 보자면 그렇게까지 독특하고 인상깊은 작품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재미가 없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주인공의 활동범위가 꽤 좁은 작품이기에 아직 스토리가 명작이니 어쩌니 할 정도로 전개되지 않았기에 아직 언급하기 힘들다는 소리다. 가볍게 즐기기에 나쁘지 않은 소설로, 먼치킨에 질린 독자들에게 꽤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싶다.



 * 추신 :  호칭으로 부르고, 외견에 대한 표현 또한 제한적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이 살아있는데, 이건 일러스트를 같이 사용하는 라이트노벨이기에 가능한 방법이 아닌가 싶기도하다. 예를들어 작품 내에 등장하는 엘프 또한 주인공의 동료인 엘프 궁수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로 확립될 수 있었던건 역시 일러스트빨(...)도 다소 존재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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